2025년을 돌아보며
올해는 개발자로 취업한 지 어느덧 2년 차다. 이번이 처음으로 회고록을 작성해본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해외소재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마곡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올해는 뭔가 큰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내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 해였던 것 같다.
건강
육체적으로 우선 건강해졌다. 태어나서 무언가를 꾸준히 해본 적이 거의 없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러닝이랑 수영을 1년 이상 유지했다. 취업이라는 걱정을 덜어서 그런 건지, 운동이 자연스럽게 루틴이 됐다.
| Total 러닝: 173.25km | Total 수영: 89.585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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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은 특히 목표로 잡았던 4:30 페이스까지 실제로 도달했고 수영은 이제 고급반을 코앞에 두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 오히려 체력이 좋아졌고 그 덕분에 집중력도 더 좋아졌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중독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운동하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몰입할 수 있어서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졌다고 느낀다.
커리어
회사에서는 주로 파이썬 기반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사내 시스템은 Django(DRF)로 구성되어 있고 주로 B2B 트랜잭션을 생성하는 서비스이며, 올해는 OAuth 2.0 도입 작업을 진행했다.
사내 시스템 같은 경우에는 투박한 UI가 대부분이라, 간단한 화면 구성이나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Vue를 사용해서 혼자서 풀스택으로 개발하는 경우도 많았다. 규모가 큰 프론트엔드 작업은 아니지만, 필요한 만큼 직접 처리하면서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누적 데이터가 많아졌고, 예전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부분들이 실제 문제로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쿼리 최적화를 진행했고 N+1 문제를 해결하는 등, 회사 비즈니스가 멈추지 않도록 시스템 유지보수 업무를 주로 했다.
회사 업무 외적으로는 사내 시스템을 넘어서 굵직한 SI 프로젝트와 컨설팅까지 포함해서 설계, 구현, 납품 전 과정을 경험해본 한 해였다. 엄격한 보안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진행되었고, 폐쇄망 환경이다 보니 구현 과정에서도 여러 제약이 있었다.
다만 SI 프로젝트다 보니 아쉬운 점도 있었다. 중요한 건 결국 WBS와 일정 준수였고, 납품 이후에는 내가 작성한 코드를 다시 손댈 일은 거의 없다.
이번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SI와는 조금 달랐다. 컨설팅 기반으로 고객 요구사항을 직접 듣고 설계안을 제시한 뒤 합의 후 구축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형식상 WBS는 워터폴이었지만 실제로는 지속적인 피드백이 있었고 애자일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실제 계약 관계에 있는 하나 이상의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무리했다는 점에 올해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독서
올해는 책을 많이 읽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읽지는 못했다. 네 권 정도 읽은 것 같다. 주로 커리어 관련 책을 재미있게 봤고 이미 겪어본 시니어들의 노하우가 담긴 책들이었다.
- 한기용, 실패는 나침반이다.
- 로버트 C. 마틴, 소프트웨어 장인정신
- 조영호,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기술서적으로는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를 읽었고, 후속작인 오브젝트는 내년에 꼭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지금은 Effective Python 원서를 읽고 있다. 번역판도 있긴 한데 몇 년 전에 나온 판이고 Python2 기준이라, 작년에 나온 3판 원서를 그냥 아마존에서 샀다.
기록
올해 아쉬운 건 기록이다. 블로그에 쓰려고 했던 글이 세 개 정도 있었는데 중간에 초안만 쓰고 다 멈췄다. 다이어그램까지 그려놓고도 결국 정리하지 못한 채 지나갔다. 미루면 그냥 잊어버리게 된다.
내년
그리고 내년도에는 올해 진행한 구축 사업의 고도화 작업과 함께, 우리 회사가 용역 개발한 레거시 시스템의 유지보수, 그리고 게임 회사 쪽 프로젝트를 나에게 맡기려고 한다. 회사에서 연차가 쌓이고 내 존재가 조금씩 부각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내년에도 더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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